과학 이야기/실생활 속 과학

스테비아 토마토는 가공식품? 대체당이 달지만 살 안 찌는 원인

해리체리T 2025. 2. 8. 23:42

 

[스테비아 토마토의 과학] 스테비아 토마토 좋아하시나요일명 단마토’ 또는 망고처럼 달아서 토망고는 2019-20년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가수 홍진영의 언니 홍선영 씨와 같은 유명인들이 다이어트 비결이라 밝히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잠시. 지나가는 유행 식품일 줄 알았던 스테비아 토마토가 지금은 마트의 스테디셀러가 되었는데탄탄한 지지층을 얻은 스테비아 토마토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일상생활 속 주제를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자신의 진로희망에 맞춰 과학탐구/과학실험 주제를 만들어 심화학습, 생기부 세특, 수행평가, 동아리, 진로활동, IB 물리·화학·생물 IA나 EE 등에 활용해 보세요 :)

 

목차

    1. 스테비아 토마토, 새 품종이 아니다

    잠시만, 스테비아 토마토는 키울 수 없다고요? 

     

    스테비아 토마토는 기존 방울토마토를 유전적으로 개량한 새로운 품종이 아니라 씨앗 모종을 구해서 키울 수가 없습니다스테비아를 방울토마토에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으며이는 각각 스테비아를 비료로 사용하는 스테비아 농법스테비아 용액을 주입시키는 스테비아 공법입니다.

     

    ▲ 스테비아 농법: 스테비아 비료의 사용

    스테비아 농법은 스테비아 식물의 줄기나 잎에서 추출한 스테비올 배당체(steviol glycosides)를 분말이나 액체형 비료로 만들어, 과채의 재배과정 중 토양이나 식물에 직접 뿌립니다. 이는 최초로 스테비아를 다른 과채 재배를 보조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으로, 1995년경 일본에서 스테비아 비료가 처음 개발되어 농산물 생산에 투입됐습니다. 

    스테비아, 스테비올, 스테비오사이드, 레바우디오사이트 A, 스테비올 배당체
    스테비아 식물 속 스테비올 배당체의 주요 성분인 스테비오사이드와 레바우디오사이트A

     

    스테비아 농법을 사용하여 키운 방울토마토는 우리가 마트에서 사 먹는 ‘스테비아 토마토’가 아닙니다. 이는 스테비아 비료를 사용한다고 하여 스테비올 배당체 성분 - 주로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와 레바우디오사이트A(rebaudioside A)가 식물에 전이되지 않기 때문이고, 식물이 비료 덕분에 좋은 영양분을 얻어 튼튼해져 과실 본연의 맛과 향이 증진되었을 뿐이며 스테비아 성분을 갖고 있지 않아 일반 방울토마토와 다름이 없습니다. (식물을 키울 때 커피퇴비를 뿌린다고 그 식물에서 커피맛이 나지 않는 것과 같음.) 그래서 스테비아 농법을 사용하여 기른 방울토마토는 일반 과채류로 분류되어 판매되고, 스테비아 공법의 ‘스테비아 토마토’에 비해 당도가 낮습니다. 

     

    왜 비료 속 스테비아 성분이 직접 흡수되지 않는지 이해하기 위해 식물이 어떻게 비료 속 양분을 흡수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토양시비(Soil Application) & 엽면시비(Foliar Application)

    비료를 토양에 직접 사용하는 것을 토양시비라 하며, 식물의 뿌리를 통해 양분이 흡수됩니다.

    물 무기 양분의 이동경로, 원형질경로, 세포벽경로, 심플라스트, 아포플라스트, 토양 표피 피층 내피 내초 물관, 카스파리대, 삼투, 능동수송, 촉진확산, 토양시비 원리
    물과 무기양분의 흙에서 물관까지의 이동경로

     

    식물의 뿌리는 표피로 덮어져 있으며 표피의 일부가 바깥을 향해 길게 자란 것이 뿌리털입니다. 뿌리털은 뿌리의 표면적을 극대화하여 흙 속 물을 삼투합(osmosis), 양분을 능동수송(active transport)이란 기작으로 흡수하여 표피 안쪽으로 전달합니다. 식물세포는 반투과성 막으로 되어있고, 뿌리의 표피세포 속 용액 농도가 흙 속의 물 농도보다 높기 때문에 물이 뿌리 안으로 이동하여 농도 평형을 이룹니다. 뿌리의 중심부로 갈수록 - 즉 표피→내피→물관으로 갈수록 세포내 용액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물은 계속 중심부를 향해 이동하여 물관에 이르면 물관을 타고 식물체 내 필요한 부분으로 운반됩니다. 이때 물속에 녹아있는 무기 양분의 일부는 물의 삼투 현상으로 함께 흡수되는데, 식물은 필요한 양분을 또 선택적으로 능동수송¹을 통해 흡수하기도 합니다. 

    ¹능동수송은 농도구배(concentration gradient)에 역행하여 낮은 농도에서 높은 농도로 용질을 이동시키는 과정으로 많은 에너지(ATP) 소모가 발생

    식물 생장 성장 필수원소, 다량원소, 미량원소, 무기물, 무기영양설, 수소 탄소 산소 질소 칼륨 칼슘 마그네슘 인 황, 염소 붕소 철 망간 아연 구리 니켈 몰리브덴
    식물 생장에 필수적인 원소

     

    식물은 아미노산, 당 등의 유기물을 흡수하여 이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 흡수되는 영양분은 대부분 무기물이며, 이 원소들은 또 각 원소의 특정 형태만을 받아들입니다. 이 즉슨 흙에 뿌려진 비료의 종류 – 화학비료(무기질 비료)와 유기질비료 중 무기질비료가 직접 흡수에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 무기질비료는 물에 쉽게 분해 – 즉 수용화될 수 있어 식물에 빠르게 공급됩니다. 예를 들어 비료 속 질소는 질산태질소(NO₃⁻-N)나 암모늄태질소(NH₄⁺-N)로 흡수되고², 인산 또한 이온형태인 인산이수소 이온(H₂PO₄⁻)이나 인산일수소(HPO₄²⁻)의 형태로 흡수됩니다.
    • 반면 유기질비료의 이온화는 복잡하고 오래 걸려 직접적인 양분 공급보단 토양의 물리화학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유기질비료는 결합제로서 토양입단(soil aggregation)을 도와 토양의 통기성과 투수성을 향상하고, 토양 속 미생물(예: 박테리아, 방선균) 활동을 활성화시켜 독성(예: 잔류 농약)을 제거하고 유기물을 분해(decomposition)하여 식물의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생성합니다. 미생물은 특히 쓴맛을 내는 잔류 질산태질소를 분해하여 과실의 맛을 좋게 합니다. 미생물 대사는 유기물 비료 또한 흡수가능한 형태로 바꿔주지만 무기질비료에 비해 직접 양분으로서 사용되는 비중이 적습니다. 

    ²여기서 질산태질소와 암모늄태질소는 각각 질산염과 암모늄 이온 속 질소를 일컫는 표현

    엽면시비 식물 식물체 잎 표면 큐티클층 비료 흡수 투과,
    식물 잎의 구조와 엽면시비를 통한 비료 흡수

     

    비료를 식물의 지상부에 분사하는 것을 엽면시비라 하며, 잎과 열매³를 통해 양분이 흡수됩니다. 엽면시비는 토양시비와 그 효과는 유사하나 토양시비보다 빨리 양분을 흡수하는 대신 흡수량이 적어 보조적인 용도로 사용됩니다. 잎 표면에 뿌려진 비료는 윗면의 큐티클층이나 아랫면의 기공을 통해 흡수되는데, 실험적으로 기공 흡수율이 현저히 낮아 대부분 양분 흡수는 윗면의 큐티클층을 통해 이뤄집니다. 양분은 저항력이 높은 큐티클층을 통과하고 나면 뿌리와 별반 차이 없는 흡수경로를 거쳐 물관과 체관에 이릅니다.

    ³과실은 식용가능한 열매

     

    외부 화학물질은 유기물질인지 무기물질인지, 이온인지 중성물질인지 등에 따라 구체적인 흡수 기전이 달라지지만, 모두 수동수송 - 즉 확산(passive diffusion)을 통해 큐티클층을 투과합니다. 엽면시비하여 비료가 맺힌 잎 표면은 세포벽이나 세포질에 비해 농도가 높기 때문에, 외부 물질은 에너지 소모 없이 농도기울기에 순행하여 고농도에서 저농도로 이동합니다. 엽면시비용 비료는 물에 희석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수용화된 무기 이온이 많은데, 잎 표면은 음전기를 띠고 있고 또 큐티클층→세포벽까지 전하밀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음이온보다 양이온의 비료 원소가 잘 흡수됩니다. 큐티클층은 균일하고 구멍이 없는 큐틴(cutin) 막으로 구성되는데, 큐틴 분자간 1nm의 공극이 있어 물분자 크기의 작은 비극성 물질(예: 미네랄 원소, 탄수화물 유기물질, 요소)을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스테비아 비료의 효과

    스테비아 추출물인 스테비오사이드(C₃₈H₆₀O₁₈)나 레바우디오사이트A(CH₇O)는 유기화합물이라 유기질비료에 속하며, 이는 거대한 유기물질로 식물이 직접 흡수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 주로 다른 기전을 통해 식물의 생장과 과실의 당도 향상에 기여합니다. 스테비아 농법에서 사용하는 비료는 주로 스테비아 외에 다른 물질이 섞인 혼합비료이며, 현재 '스테비아 비료'의 이름으로 판매되는 비료 중에는 효소처리스테비아 100%의 비료도 있지만 대다수 무기질비료(예: 인산비료), 가축퇴비, 유익 미생물이 첨가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테비아 농법의 효과성을 얘기할 때 해당 효과(예: 광합성 촉진)가 비료 속 스테비아 성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성분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과일 당도 경도 저장성 신선도 높이는 친환경 유기농 농법 스테비아 농법
    친환경 농법으로 알려진 스테비아 농법 (출처: YTN)

     

    토양시비에서 스테비아 비료는 유기질비료로써 토양을 개선하고 유효미생물을 늘려 광합성에 쓰일 이산화탄소의 분비가 활발해집니다. 많아진 이산화탄소는 식물체가 생장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원을 생성하는 과정인 광합성(photosynthesis)을 촉진시키는데,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포도당은 식물을 튼튼히 하고 과실에 축적되어 당도 향상에 기여합니다. 

    광합성 포도당 형성, 녹말 당 저장, 아밀로펙틴 아밀로스, 엽록소 과당 전환, 자당 합성, 당수송, 숙성, 단당류 이당류 당분 증가
    광합성으로 포도당 형성→자당 형태로의 당 수송→녹말 형태로의 저장과 숙성에 따른 분해→과실 당분 증가

     

    스테비아 농법에 대해서는 일본이 선구자로서 많은 연구를 진행했는데, 일본식물생리학회(JSPP)에 따르면 스테비아 비료는 당밀 비료와 달리 보통의 식물이 합성하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화합물이기 때문에 흡수를 통한 양분 공급보다는 항산화제(antioxidant)로서의 작용이 크다고 합니다. 실제로 스테비아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피로갈롤, 4-메틸카테콜, 벤조산, 클로로겐산 등)플라보노이드(플라본, 플라보놀, 플라바놀) 등이 많은데, 이들은 식물체 내 3가지 주요 산화 활동인 광합성, 광호흡(photorespiration), 호흡(유기호흡, oxidative respiration)에서 발생한 활성산소종(ROS)⁴과 대응하는 식물의 자체적 산화환원조절 시스템을 보조하며 산화 작용을 상쇄시킵니다. 

    ⁴매우 반응성이 강한 산소 자유 라디칼로 식물세포의 주요 구성요소인 단백질, 지질, 핵산 등을 손상시켜 세포의 노화를 유발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외부적으로 투입된 항산화제는 식물의 스트레스 대응체계와 방어기제를 지원하며, 광합성을 촉진시키는 등 식물을 튼튼히 하고 광합성을 통한 당분 생산을 늘립니다. 식물은 외부 스트레스(예: 가뭄, 강풍, 중금속노출)에 대한 방어로 뿌리 발근 등을 하며 부산물로 ROS를 생성하는데, 외부 항산화제는 광합성 효소들을 파괴하는 ROS를 안정화시키고 식물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항산화 효소(SOD, APX, CAT, GPX)를 강화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으로 폴리페놀은 자유라디칼 제거제(free radical scavengers)의 역할을 수행하여 ROS를 중화시켜 식물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회복력을 강화합니다. 다만 플라보노이드의 경우, 아직 개별 연구가 부족하여 식물체 내에서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항산화 효과를 내는지는 밝혀진 바가 별로 없습니다(Querioz et al., 2023).

     

    비록 스테비아 비료가 직접 과실의 단맛을 증가시키지 못하지만 식물체를 튼튼하게 함으로써 달고 신선도 높은 과실을 얻는 효과를 가집니다. JSPP는 스테비아 감미료가 직접 과실에 흡수됐을 경우 스테비아 특유의 맛 때문에 확연한 맛 변화가 있을 거라 얘기하며, 아직까지 그러한 연구결과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기물은 식물한테 필수적이지 않아 없이도 정상적인 생장이 가능⁵하지만, 일각에서는 식물이 스테비아 추출물의 아미노산을 흡수하는데 그중 일부 당도를 가진 아미노산 - 대표적으로 세린(serine)이 흡수되었고 과실의 당도 향상을 세린의 흡수에 기인했습니다.

    ⁵리비히의 무기영양설: '농예화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독일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Justus von Liebig)는 식물의 영양은 무기화학물만으로 충분하다고 주장

     

    스테비아 농법으로 키운 식물과 ROS 생성을 억제한 유전자변형 식물을 비교했을 때, 유전자변형 식물은 노화가 늦춰진 만큼 성장발육이 더뎌 식물과 과실이 부실한데 스테비아를 사용한 식물은 조직이 치밀하며 최종 과실이 달고 신선합니다. 경험적으로 스테비아 농법으로 재배된 작물은 크기가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며, 외부 환경적 스트레스에 강해서 수확 후에도 유통기간이 현저히 길다고 합니다. 

     

    ▲ 스테비아 공법: 스테비아 용액의 직접 주입

    스테비아 공법은 일반 과실에 스테비아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으로업체마다 자세한 공법은 다르나 일반적으로 단단한 과채를 선별하여 표면에 압력을 통해 스테비아를 주입하여 생산합니다. 스테비아 토마토도 이런 식으로 일반 방울토마토에 스테비아를 직접 첨가한 것으로일반 과채류가 아닌 가공식품, ‘과채 가공품으로 취급되고 품목보고번호가 표기됩니다. 스테비아 농법과 공법의 차이를 잘 모르는 소매상들이 둘을 혼재하여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표기된 분류를 확인하여 원하는 상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한때 토마토에 주사기로 스테비아를 직접 주입한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바늘이 들어간 부분이 빨리 무르고 또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되는 공법이 아닙니다.

     

    스테비아 공법으로 만든 과일 중 방울토마토가 가장 보편적인데, 동일한 '스테비아 토마토'가 샤인마토, 토망고, 단마토, 스윗마토 등 다양한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방울토마토가 가장 흔해진 데는 마침 과일의 크기나 표면이 스테비아를 주입하기 적합했던 것뿐만 아니라, 칼로리가 낮고 기존 맛이 달지 않았기 때문일 거라 추측됩니다. 이는 건강한 다이어트 식품인 방울토마토의 낮은 칼로리를 유지하되, 당도를 끌어높여 맛까지 충족시킬 수 있다는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이기도 합니다.

    스테비아 토마토 제작과정

    구체적으로 스테비아 토마토는 다음의 과정으로 제작됩니다. 이중 스테비아 토마토의 맛과 품질을 좌우지는 건 ①, ③, ④입니다.

    스테비아 토바토, 스테비아 공법 진공챔버로 스테비아 추출물 주입, 만드는법, 생산과정
    스테비아 토마토 만드는법

     

    ① 과일을 입수하고 경도를 확인하여 껍질이 탄탄하고 잘 익은 과일만 선별합니다. 과일이 단단하지 않으면 스테비아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압력을 못 견뎌 쉽게 무르거나 터집니다. ② 선별한 과일에 묻은 오염물은 식수로 깨끗하게 1-3회의 세척을 거칩니다. 과일에 주입시킬 스테비아혼합액을 준비하는데, 대략 물 10L에 스테비아 추출물은 약 0.3-2kg 정도 희석합니다. 간혹 혼합액에 스테비아 추출물과 또다른 고당도 감미료인 수크랄로스를 섞어 사용하는데, 둘 다 체내 흡수가 이뤄지지 않아 칼로리가 없는 대신 일일복용량만 주의해 주면 됩니다.

    스테비아 공법, 스테비아 진공 침투기, 삼투압 투과성 막 통과, 스테비아 토마토 기계
    스테비아 공법을 위한 스테비아 진공 침투기 (출처: 진지한 과일)

     

    스테비아 공법에서 가장 핵심적인 단계인 스테비아 주입 단계입니다. ④ 진공챔버 안에 세척한 과일과 혼합액을 넣고 초진공 상태에서 적당한 압력을 가하고 빼며 과일 안으로 확산을 의한 침투를 통해 원하는 농도의 스테비아 추출물을 주입시킵니다. 일정 압력을 초과하면 과일이 터지고, 압력이 낮으면 또 제대로 주입되지 않고 표면에 겉돌기 때문에 과일의 두께를 고려하여 가하는 압력, 압력을 높혔다 낮추는 빈도, 총 시간 등을 세심히 조작해야 합니다. 대체로 1.5-2.5기압, 5-12분 동안 이 작업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건 업체의 핵심기술이라 공개된 바가 없습니다. 

     

    ⑤ 스테비아 주입이 완료된 과일은 다시 세척하며 주입과정에서 터지거나 문제가 생긴 과일을 제거하고 건조시킵니다. ⑥ 마지막으로 소분하여 포장까지 마치면 유통될 준비가 완료됩니다.

    브릭스의 모순: 달지만 맛없는 이유

    스테비아 과일이 맛있대서 샀는데 막상 먹어보니 인위적인 단맛이 강하고, 빨리 변질돼서 보관성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습니다. 

     

    Q. 스테비아 토마토가 단맛을 나타내는 브릭스 값으로 홍보되지 않는 이유?

    고당도 과일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단맛을 '브릭스'로 수치화한 공격적인 뉴메릭 마케팅(numeric marketing)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브릭스(brix)는 주로 와인이나 과일에 있는 당의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이며 용액 100g당 들어있는 당분을 표현하는데,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통상 망고는 11브릭스, 포도는 15브릭스입니다. 높은 브릭스 값을 내세운 고당도 상품(上品) 망고나 포도는 18브릭스 된다고 합니다. 브릭스 측정기는 측정 대상의 실제 화학적 성분이 아닌 액체 내 녹아있는 고형물질의 농도를 빛의 굴절을 통해 간접적으로 측정하는데, 농도가 높을수록 굴절률이 증가합니다. 과일의 경우 이 고형물질이 대부분 당 성분이기 때문에 브릭스 측정기는 과일(과 와인)에 한정하여 당을 측정할 수 있고, 동일한 측정기로 채소만 측정해도 값의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일반 방울토마토는 4-6브릭스 정도인데, 스테비아 토마토는 대체당인 스테비아 추출물이 첨가된 과일이라 브릭스 측정기로 우리가 느끼는 단맛에 준하는 수치를 측정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스테비아를 사용한 방울토마토인데 브릭스 수치가 높다면 스테비아 공법이 아닌 농법으로 스테비아 비료로 키웠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만일 해당 방울토마토에서 '스테비아 토마토'의 단맛을 기대했다면 그에 못 미치는 단맛이 날 수 있습니다.

     

    Q. 방울토마토 고유의 단맛이 아닌 인위적인 단맛이 나는 이유? 달지만 맛없는 이유?

     

    과일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단맛 외에도 산도, 질감, 향 등이 있으며 우리는 단독적인 하나의 요소가 아닌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맛을 느끼고 평가합니다. 그래서 스테비아 과일은 자극적인 과일이 될 수 있지만 맛있는 과일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가 일반 과일에서는 과당-포도당-자당을 통해 단맛을 느끼는데, 스테비아 과일은 기존의 과당-포도당-자당에서 비롯되는 단맛을 강화한 것이 아닌 스테비아 특유의 단맛을 추가한 거라 소위 '인위적인' 단맛이라 인식됩니다. 

     

    Q. 스테비아 토마토가 빨리 상하는 이유?

    스테비아 토마토를 사서 냉장보관했는데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이 줄고 빠르게 변질되는 경험을 해봤을 겁니다. 스테비아 토마토는 용액 처리한 거라 시간이 지날수록 표면에 코팅된 용액이 탈락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용액 처리 과정에서 스테비아 용액이 과육 안까지 스며들게 하기 위해 압력을 가해져 쉽게 무릅니다. 비싼 가격의 스테비아 토마토가 빨리 상하는 게 속상하다면, 스테비아 공법은 사실상 방울토마토에 '설탕'을 뿌려먹은 행위와 다름없으니 스테비아 가루를 사서 일반 방울토마토에 뿌려먹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스테비아 토마토 일일적정섭취량

    •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스테비아의 하루권장섭량은 체중 1kg당 4mg 미만입니다. 즉 50kg인 사람은 하루 200mg 또는 0.2g을 넘기면 안 됩니다.
    • 시중에서 판매되는 스테비아 토마토의 스테비아 함량은 대략 0.005%입니다. 즉, 스테비아 토마토 500g짜리 한 팩에는 0.025g 또는 25mg의 스테비아가 있습니다.
    • 50kg인 사람은 스테비아를 하루 200mg까지 먹을 수 있으므로, 스테비아 토마토를 8팩 먹어야 하루권장섭취량을 채울 수 있습니다. 하루에 방울토마토만 8팩 먹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스테비아 토마토로 스테비아 과다섭취하기는 어렵습니다.

     

    2. 스테비아와 대체당

    방울토마토에 사용되는 스테비아는 일반 설탕보다 300배 정도 더 달아 소량으로 강한 단맛을 낼 수 있으며, 열량이 없어 설탕의 대체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스테비아는 2010년대부터 본격 건강한 식이습관을 바탕으로 한 다이어트 문화가 정착되며 대체당 중 하나로 수요가 늘었지만사실 개발 자체는 1971년 일본에서 이뤄져 이웃나라에서는 사용된지 꽤 오래됐습니다일본을 제외하고 스테비아 감미료가 시장에 데뷔한 것은 2008년 경이고, 당시에는 비판적인 시선이 많았으나 현재 스테비아의 안전성이 입증되어 설탕 대체물로서 재부흥을 맞이했습니다.

     

    ▲ 감미료 스테비오사이드

    사실 우리가 말하는 감미료 스테비아는 스테비올 배당체(steviol glycosides, SGs)이것의 원료인 식물이 진짜 스테비아(stevia rebaudiana)입니다. 스테비아는 포도당과 스테비올이란 물질 간의 탈수 축합 반응으로 생성된 스테비오사이드를 비롯한 스테비올 배당체들을 통해 당을 저장하는데, 스테비아 잎 질량의 6~7% 정도가 감미물질인 스테비오사이드입니다.

    스테비아 식물 남아메리카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서식지, 스테비아 구성 성분 스테비아 배당체, 스테비올 글리코사이드, 스테비오사이드, 레바우디오사이트
    스테비아 식물과 스테비아 속 스테비올 배당체 구성 (출처: Rojas et al., 2018; Steviapura  ❘ Sciencely 재구성)

     

    스테비아는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주로 서식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며, 현재 중국, 미국, 파라과이, 한국 등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스테비아 잎에서 스테비올 배당체를 추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직접 추출: ① 스테비아 잎을 곱게 빻고 뜨거운 물에 불린 다음 필터로 추출액을 여과, ② 추출액을 레진에 통과시킨 다음 레진을 솔벤트 알코올로 씻어 스테비올 배당체를 정화하고 농축, ③ 메탄올이나 에탄올을 용매로 사용하여 스테비올 배당체를 재결정화
    • 생물전환(Bioconversion):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한 스테비올 배당체를 효소처리하여 특정, 대체로 드문 배당체(예: 레바우디오사이트 M, 레바우디오사이트 D)로 전환. 이때 효소는 유전자변형된 미생물이며, 일부 생성되는 배당체는 스테비아 잎에서 자연생성되지 않음

    이외 스테비아 식물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인공적으로 일반 설탕을 유전자변형된 이스트로 발효시켜 스테비올 배당체를 만들기도 합니다.

     

    ▲ 스테비아의 단맛과 칼로리: 단맛은 어떻게 인지되는가?

    스테비아의 감미도는 자당의 약 200-400배로, 소량으로 강한 단맛을 낼 수 있으며 인체가 대사 하지 못하여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0칼로리입니다. 대사 하지 못한다는 것은 배당체(glycosides)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인 글리코시다아제(glycosidase)가 체내에서 분비되지 않아 그대로 소변으로 배출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혈액 속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혈당 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스테비아와 달리 대부분 감미료는 체내에 들어오면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어 세포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잉여의 당분은 혈액에 남아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혈관벽을 손상시킵니다. 

     

    일반 설탕을 기준인 1.0으로 하여 상대적으로 얼마나 단지 표현한 값을 감미도 또는 단맛 척도(relative sweetness)라 부릅니다. 스테비아는 높은 감미도의 천연 감미료로 분류되며, 여러 대체당 중 수크랄로스(sucralose) 다음으로 단맛이 강한 감미료입니다. 스테비아와 수크랄로스를 포함한 저칼로리, 고감미료는 제로 탄산음료에 대체당으로써 많이 사용되는 재료입니다. 

    감미료 대체당 감미도 단맛 열량 칼로리 혈당지수 GI, 설탕 포도당 과당 말티톨 에리스리톨 자일리통 프락토올리고당 이소말토올리고당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물엿 자일로스 알룰로스 스테비아추출물 아스파탐 사카린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대표 감미료의 감미도, 열량, 혈당지수(GI)

     

    위에서 브릭스 측정기는 설탕이 녹아있는 용액에서의 빛 굴절을 통해 간접적으로 단맛을 인식하고 측정한다고 했는데, 그럼 우리의 인체는 어떻게 감미도, 칼로리, 혈당지수(GI)가 모두 다른 감미료를 하나의 동일한 '단맛'으로 인지할까?

     

    맛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뇌섬엽(insula)미각 피질(gustatory cortex)은 맛에 따라 영역이 구분되는데, 예를 들어 사탕을 먹으면 설탕 분자가 혀의 미뢰에 있는 단맛 수용체에 달라붙으면서 신호가 발생해 단맛을 담당하는 미각 피질로 전달됩니다. 

    감미 뇌섬엽 미각피질 혀 미각세포 미뢰 단맛수용체 G단백질연결수용체 GDP GTP 구아노신 인산 결합 감미료 대체당 단맛
    혀의 미각 수용체가 단맛을 인지하는 메커니즘

     

    단맛을 감지하는 수용체인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는 평소 구아노신 뉴클레오타이드에 인산이 2개 결합된 GDP와 연결되어 있는데, 특정 화학물질을 만나면 이 GDP를 방출하며 구아노신에 인산이 3개 결합된 GTP와 새로 결합합니다. GTP는 고에너지의 인산결합이 하나 더 많기 때문에 GDP보다 화학에너지가 높은데, GDP가 GTP로 교체되면 높아진 화학에너지로 인해 활성상태가 되어 미각세포 주변을 자극하며 세포 내부의 전기적 성질을 변화시킵니다. 이때 이 전기적 성질의 변화가 뉴런을 타고 미각 피질로 전달되는 전지적 신호가 됩니다. 스테비올 배당체는 포도당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GPCR과 결합하여 단맛 신호를 발생시키는데, 다만 스테비올 배당체는 GPCR과 결합하려는 전기적 힘이 포도당보다 세서 큰 신호가 미각 피질로 전달되고 200-400배에 이르는 감미도를 냅니다.

     

    ▲ 스테비아의 안정성

    1985년 미국 PNAS(국립과학원회보)⁶에서 스테비아가 유전적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한동안 스테비아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퍼졌습니다. 그러나 이후 해당 연구는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고, 현재에 와서는 수많은 다른 연구들이 스테비아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면서 스테비아는 '안전한 설탕 대체제' 중 하나라고 확립되었습니다. 

    ⁶미국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 NAS)에서 동료심사를 거쳐 출판되는 종합 과학 학술지로 학술지 영향력 등 모든 측면에서 그 권위가 인정받음.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기존 연구결과들을 검토하는 메타연구를 진행한 결과, 스테비아 추출물은 인체에 유전독성을 일으키지 않고 제기되어 왔던 발암유발 가능성 또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고혈압과 일부 당뇨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암시했습니다. 2014년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정제된 스테비올 배당체를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된다)로 분류하였으며, 다만 스테비아 잎과 원액의 식품 첨가는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주요 보건 및 식품 안전 단체의 스테비아 사용 규제를 살펴봐도 일반적인 섭취량 안에서 스테비아는 안전하다고 판단됩니다. 비교적 관대한 규제부터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스테비아 사용량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호주에서는 스테비아를 맥주, 사이다와 같은 맥아음료, 탄산음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유럽연합(EU)과 호주·뉴질랜드식품안전청(FSANZ)은 안전성 평가에 따라 각각 스테비아 사용량을 70mg/kg이하, 200mg/kg(CODEX와 동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WHO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음식에 따라 최대섭취량을 다르게 규정하는데, 적게는 간장에 30mg/kg부터 많게는 식품보조제에 2,500mg/kg과 껌에 3,500mg/kg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스테비아의 1일 섭취허용량을 50g으로 권장합니다.

     

    간혹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식품을 섭취하고 소화불량과 같은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스테비아가 장내 미생물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가 있긴 하지만 아직 확실히 스테비아가 원인이라는 것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식품의 경우, 종종 단일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스테비아와 혼합되어 쓰이는 에리트리톨(erythritol) 때문에 스테비아까지 오명을 쓰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토록 달콤하면서도 칼로리가 낮다니, 스테비아만큼 매력적인 대체당이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단맛을 무조건 건강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실제로 대체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를 마신 후 오히려 식사량이 증가하여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설탕을 피했다는 안도감에 방심해 식단 조절을 소홀히 하거나, 단맛 자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과식을 유도하는 현상도 주의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성분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스테비아 자체는 안전하지만,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보상심리와 식이습관까지 고려해야만 진정으로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달콤함에 무작정 이끌리기보다, 스스로의 식습관을 돌아보는 것 — 그것이야말로 가장 건강한 단맛이 아닐까요?

     

     

    참고자료

    공광훈(2018). 인체 단맛 수용체의 미각 신호 발생 메커니즘. 국가R&D연구보고서. 과제고유번호: 1345270068

     

    김양희, 김성보, 김수진, 박승원(2016). 저칼로리 저감미도 대체감미료 시장 및 동향. 식품과학과 산업, 49(3): 17-28. DOI: 10.23093/FSI.2016.49.3.17 

     

    교육부 (2015). 뿌리의 구조와 하는 일. 교육부 공식 블로그. https://if-blog.tistory.com/5466

     

    농식품수출정보(2007). 웰빙시대를 주도하는 친환경 스테비아 농법. KATI 농식품수출정보.


    Q. 일반 토마토에 스테비아를 주사해서 만드나요?
    A. 스테비아 토마토는 일반 방울토마토를 진공챔버에 스테비아 용액과 함께 넣고 압력을 가하여 스테비아를 주입하여 만듭니다. 방울토마토를 하나씩 주사하는 건 바늘이 통과한 부분이 쉽게 무르고 생산성이 떨어져 사용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Q. 스테비아를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나요?
    A. 세계보건기구, 미국 FDA, 일본 후생노동성, 우리나라 식약처 등 주요 보건 및 식품안전단체들이 스테비아를 안전한 대체당으로 승인하였으며, 하루 섭취허용량을 넘기지 않게 섭취하면 인체에 해가 되지 않습니다.

     

    연관 전공 생명과학과(식물생리학), 생명공학과, 식품영양학과, 식품공학과, 농업생명과학과, 식물생산과학과, 식품자원경제학과, 환경생명공학과
    관련 교과
    「통합과학1」 2. 물질과 규칙성, 3. 시스템과 상호작용
    「통합과학2」 1. 변화와 다양성
    「과학탐구실험2」 1. 생활 속의 과학 탐구
    「생명과학」 1. 생명 시스템의 구성

    「세포와 물질대사 1. 세포, 2. 물질대사와 에너지
    「생물의 유전 3. 생명공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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