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실생활 속 과학

물포자도 이해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 회생제동, 멀미나는 이유

해리체리T2 2025. 1. 9. 00:44

 

[전기차의 과학] 최근 도로 곳곳에 자주 보이는 전기차. 전기차만 타면 유독 멀미가 심하게 나는 건 왜일까요?

 

 

평소 궁금하거나 관심있던 일상 속 현상을 공부하고, 자신의 진로희망에 맞춰 과학탐구/실험 주제를 만들어 심화학습, 생기부 세특, 수행평가, 동아리, 진로활동 등에 활용해 보세요 :)

 

목차


     

    전기 버스 (출처: 현대)

    전기자동차(electric vehicle, EV)는 단순한 대체 교통수단을 넘어 점점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EV를 선택하는 이유는 환경 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기차를 탈 때마다 유독 멀미 증상이 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기차가 작동하는 원리를 살펴보고,  전기차의 높은 에너지 효율 이면에 숨겨진 과학 원리를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전기차를 탈 때 멀미가 심한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1. 전기차의 작동 원리 

    자동차가 출발해서 주행 후 정지하기까지, 가속과 감속의 과정을 거칩니다.

    이처럼 자동차가 운동하는 속도에 변화가 생기기 위해서는 가해지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이죠?)

    가속하기 위해서는 운동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의 힘이, 감속하기 위해서는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의 힘이 주어져야 하죠.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가속 페달(악셀, accelerator)을 밟으면 엔진의 출력을 높여 운동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의 힘을 가하여 출발·가속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마찰력을 가하여 감속·제동합니다. 이를 마찰제동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기자동차 작동 원리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얼마나 다를까요? 가속-감속 과정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전기차의 주행 모드와 작동 원리 (출처: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먼저, 전기차의 가속 과정입니다. 전기차는 가속하기 위해 엔진 없이 배터리에서 공급되는 전기에너지로 전기모터를 구동합니다.

    전기모터의 구조 (출처: 현대자동차, Audi ❘ Sciencely가 재구성)

     

    전기자동차 내부에는 있는 전기 모터는 고정된 코일인 고정자(stator)회전하는 자석인 회전자(rotor)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터의 코일을 따라 전류가 흐르며 형성하는 자기장의 변화에 따라 자석이 회전하며 바퀴를 돌려 자동차가 주행합니다.

    전기자동차 속 전기모터의 구조 (출처: Renault, Prostech ❘ Sciencely가 재구성)

     

    한편, 전기차가 감속할 때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크게 감속하고 그와 동시에 전기에너지를 충전하는 회생제동(regenerative braking)이 적용니다.

     

    이로써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지며 가속 페달만으로 차량의 가속과 감속이 모두 가능하므로 전기차에서는 이론적으로 '원 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안전상의 이유로 브레이크 페달의 보조 없이 정말 단 하나의 페달만을 설치한 경우는 없습니다.)

     

    회생제동은 왜 내연기관 자동차가 아닌 전기차에만 적용되어 있는 걸까요?

    내연기관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회생제동 시스템을 적용할 수는 없는 걸까요?

     

    2.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이유 

     

    에너지 효율(energy efficiency, η(에타))

    • 입력된 에너지 중 실제로 유용한 일로 변환된 비율로, 에너지 효율이 높을수록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음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 비교 (출처: 모비스라이브)

     

    내연기관 자동차는 화석연료(예: 휘발유)에서 얻은 에너지를 연료로 태우고, 그 에너지로 엔진을 돌려 차량을 움직입니다. 변환 과정을 거쳐 실제로 주행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약 25% 수준이며, 나머지 에너지는 엔진 마찰, 배기 가스 열 등으로 손실됩니다.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겨울철 난방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활용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낮습니다.
     
    반면, 전기차는 모터를 통해 전기 에너지를 바로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적습니다. 실제로 전기차에서는 버려지는 에너지가 3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기차는 적은 에너지로라도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며 연료를 보다 적게 소모하고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므로 환경 친화적이라는 장점을 갖기도 합니다. 특히 전기차에서 회생제동을 통해 회수하는 에너지까지 고려하면 결론적으로는 90% 이상의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합니다.

     

    ▲ 전기차의 회생제동 시스템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큰 기술 중 하나는 전기차의 회생제동 시스템(regenerative braking system)입니다.

     

    내연기관차에서는 감속 전 가지고 있던 운동에너지를 마찰에 의한 열에너지로 소모하며 제동한다면,

    전기차에서는 감속 전 가지고 있던 운동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여 배터리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생제동(regenerative braking)

    전기자동차의 회생제동 원리 (출처: Kixx)

    • 전기차가 감속할 때 작동하여 운행 중에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스템
    • 렌츠의 법칙에 의해 코일에 흐르는 유도 전류로 배터리에 전기에너지를 충전하고(회생, 回生, regenerative), 이때 생성되는 회전 저항에 의해 차량이 감속함(제동, 制動, braking)

     

    전기차에서 회생제동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은 전기차가 감속할 때 모터가 자연스럽게 전기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렌츠의 법칙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렌츠의 법칙(Lenz's Law)

    렌츠의 법칙, 막대자석의 자기선속, 코일, 유도전류
    렌츠의 법칙

    • 자석의 움직임에 따라 코일에 유입되는 자기 선속(magnetic flux)이 변하는데, 이러한 자기 선속의 변화를 방해하는 자기장을 형성하도록 코일에 전류가 흐름
    자기 선속(magnetic flux, Φ(파이))

    어떠한 면을 지나는 자기력선의 개수로, 단위는 Wb(웨버)를 사용함

    단위면적당 자기 선속을 계산하면, 자기장의 세기를 구할 수 있음

     

    좌측 상황 멀어지고 있는 자석의 S극을 끌어당기기 위해 코일의 상단에 N극을 형성하는 유도전류가 흐름
    우측 상황 가까워지고 있는 S극을 밀어내기 위해 코일의 상단에 S극을 형성하는 유도전류가 흐름

     

    렌츠의 법칙을 이용하여 전기차가 감속할 때 모터가 발전기로 전환되어 회생제동하는 원리를 이해해봅시다. 

    • 주행 중인 전기차의 가속 페달을 놓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관성에 따라 바퀴가 여전히 회전하며 연결되어 있는 회전자가 회전함
    • 자성을 띄는 회전자의 움직임에 따라 고정자(코일)에 유입되는 자기 선속이 변함
    • 렌츠의 법칙에 따라 자기 선속의 변화를 방해하는 자기장이 형성하기 위해 코일에 유도 전류가 흐름

    요약하자면, 자기 선속의 변화를 방해하는 자기장을 형성하며 회전을 방해하는 힘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전기차는 급격히 감속(제동)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코일에 흐르는 유도 전류로 전기에너지를 충전(회생)할 수 있습니다.

     

    즉, 전기모터는 전기차가 감속할 때에 별다른 조작 없이 자연스럽게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며 발전기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전기차, 감속, 회생제동, 유도전류, 전기에너지 충전, 자기선속의 변화

     

    3. 전기차를 타면 멀미를 심하게 하는 이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기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차감 문제는 전기차가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급가속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강력한 가속 성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기모터는 엔진 회전수(RPM)의 제한 없이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언제든 최대 토크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즉 '제로백'이 매우 짧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 모델인 기아 EV6 GT는 제로백이 3.5초로, 일반적인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빠른 가속을 자랑합니다.

    토크(torque)

    물체를 회전시키는 힘의 크기로, 단위로는 뉴턴미터(N·m)를 사용함

    토크가 클수록 모터의 출력이 강해짐


    ※ 모터의 출력 P, 토크 τ(타우), 각속도 ω(오메가)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엔진의 회전수가 증가해야 최대 토크에 도달하는 반면,
    전기차의 전기모터는 회전수에 무관하게 정지 상태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 토크를 발휘할 수 있음

     

     

    뿐만 아니라,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급감속하기도 합니다. 전기차가 감속할 때에는 회생제동 시스템이 적용되는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회생제동 시스템은 감속 시 강한 회전 저항을 제공하기 때문에 속도가 급격히 저하되고 빠르게 제동됩니다.

     

    이처럼 가속도의 크기가 크게 변하는 갑작스러운 속도 변화멀미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사람의 신체는 귓속 반고리관과 전정기관에 있는 림프액이 속도에 변화에 맞춰 출렁이며 균형을 잡는데, 이 과정에서 평형감각기관을 통해 인식되는 '움직인다'는 정보와는 달리 차 안에서 눈으로 보는 시각 정보는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는 불일치에 따라 멀미가 유발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유발되는 멀미는 예측 불가능한 진동이나 급가속/급감속인 경우에 더욱 그 정도가 심한데, 전기차에서 멀미를 유독 심하게 느끼는 이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생제동 강도를 최대치로 설정한 후 운행 중 가속 페달을 놓으면, 운전자와 탑승자는 순간적으로 뒤에서 잡아당기다가 놓는 듯한 느낌을 받고 전기차는 급감속하여 정지합니다. 이때 관성에 의하여 차량 내부에서 있는 사람은 몸이 앞쪽으로 쏠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고, 예상보다 더욱 강한 감속에 멀미를 심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4. 전기차 멀미를 줄이기 위한 공학적 노력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멀미로 인한 전기차 탑승 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먼저, 회생제동 설정을 사용자화하여 급감속을 완화하고 멀미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직접 회생제동의 강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하여 회생제동의 강도를 약하게 설정하고 부드러운 감속을 유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도로 상태와 차량의 움직임에 맞춰 승차감을 최적화할 수도 있습니다. 센서를 활용하여 도로면 경사전방 차량의 속도나 거리 차이에 대한 정보를 얻고이를 통해 회생 제동량을 차량 스스로 결정하는 기술입니다.
     
    혹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주행 패턴을 최적화하기도 합니다. AI가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학습하여 가속과 감속을 더 매끄럽게 조절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급격한 가속도 변화가 줄어들며, 멀미를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전기자동차는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가지고 있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변환하며, 회생제동을 통해 에너지를 재활용합니다.
     
    하지만 전기차 특유의 빠른 가속과 회생제동으로 인한 급격한 감속은 멀미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부작용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학적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과학과 공학이 끊임없이 발전하며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사례를 더 고민해보세요 :) 
     
     
    참고자료


    Q. 전기자동차의 효율이 높은 이유는?
    A. 전기차의 모터가 내연기관보다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아, 주행 시 에너지 손실이 적습니다. 또한,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감속 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배터리에 저장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합니다.

    Q. 왜 전기차만 타면 멀미를 심하게 할까?
    A. 전기차의 모터는 즉각적인 토크를 발휘하여 빠른 속도 변화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회생제동 시스템에 의해 급격히 감속됩니다. 운전자의 몸은 급격한 가속과 감속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비교적 일정한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멀미를 심하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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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교과
    「통합과학1」 3. 시스템과 상호작용
    「통합과학2」 2. 환경과 에너지 
    「물리학」 1. 힘과 에너지, 2. 전기와 자기

    「역학과 에너지」 1. 시공간과 운동, 2. 열과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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